거꾸로 매단 크리스마스 트리는 전통일까요 디자인일까요?

거꾸로 매단 크리스마스 트리는 과연 유럽의 전통일까요?

 

• 원추형의 크리스마스 트리 형태에는 어떤 역사적 비밀을 가지고 있을까요? 일반적인 형태로 사용되고 있는 삼각형의 모양의 크리스마스트리는 어떻게 정착화될 수 있었을까요? 전나무 삼각형, 기독료 삼위로 가르쳐온 독일에서는 집 공간에 맞춰서 거꾸로 매달아 두는 역사가들의 고대 풍습이라는 기독교적인 해석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 국가적인 전통의 차이점에 따라 크리스마스 트리 전통이 미대륙에 상륙되었을 때 이 형태를 처음에는 낯설어했습니다.  그러다보니 1600년대에는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습니다. 

[세계일보-박상현의 일상 속 문화사]

 

 

 

목차

1. 거꾸로 매단 크리스마스트리 첫 발견

 

미국 텍사스주에는 프레데릭스버그(Fredericksburg) 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인구가 약 1만 1000명정도 되는 이 작은 도시의 이름은 1846년에 프로이센 왕자 프레데릭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이름입니다.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독일계 이민자들이 모여 생긴 곳이다보니 독일문화의 흔적이 남아있는데, 그 중 하나가 오파스(Opas) 라는 독일식 훈제고기 전문점입니다. 정통 독일식 레시피로 만든 소시지, 햄, 육포 등을 판매하는 이 곳은 크리스마스가 되면 약간 특이한 장식을 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거꾸로 걸린 크리스마스트리입니다. 현대인들이 봤을 때에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볼 수 있지만, 역사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조금은 다른 관점을 볼 수 있는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크리스마스트리는 예수가 태어난 성탄절을 기념해서 집안, 혹은 야외에 상록 침엽수를 세워놓고 가지에 각종 장식을 하는 기독교 풍습입니다. 높은 원뿔 모양으로 잘 자란 전나무, 구상나무 등의 침엽수 끝에는 흔히 예수의 탄생을 상징하는 아주 큰 별을 걸어둡니다. 그런데 독일 음식 매장에서는 왜 그런 트리를 거꾸로 매달아두었을까요?

'크리스마스트리는 나무를 거꾸로 매달아두는 것이 제대로 된 전통' 이라는 것이 이달의 주장입니다.

 

 

 

 

2.  크리스마스의 기원

 

크리스마스 트리의 기원을 알기 위해서는 크리스마스의 기원을 알아야 합니다.

지금은 많은 기독교인들이 크리스마스를 교회의 중요한 절기로 생각하지만, 크리스마스는 성경에 등장하는 '절기'는 아닙니다. 예수가 태어나는 장면은 신약성경에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지만, 성경 어디에도 '예수가 탄생한 날을 기념해서 지키라' 라는 말이 없습니다. 이에 반해 예수의 죽음과 관련해서는 기념하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원래 중동지역에서 출발한 기독교가 로마 제국에 도착했을 때 이 새로운 종교를 받아들인 사람들은 이미 많은 다양한 이교 신앙과 전통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스, 로마의 전통은 물론 북유럽에 살던 사람들에게는 수백, 수천 년 동안 지켜오던 각종 절기와 토속신앙이 있었습니다. 단지 기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그동안 따르던 전통을 버리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차례를 지내지 않아도 추석 명절은 지키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문제는 유럽인들이 지키던 절기는 토속신앙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유럽인들에게 기독료를 가르치던 초기 사제들은 전통적인 절기를 금지하는 대신 기존의 절기에 기독교적 해석, 혹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현지화 전략' 을 선택했다.

 

3. 크리스마스크리를 거꾸로 매달된 기원

 

그렇게 유럽에 존재하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일 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지(winter solstica) 풍습입니다. 난방이 발전하지 않았던 시절, 겨울의 바닥은 차갑고, 다시 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동지는 북반구의 여러 문명에서 중요한 절기였습니다. 고대 로마인들은 이 시기에 농신제라는 축제를 했는데, 이제 겨울이 끝나고 만물이 생장하는 봄, 여름이 온다는 기대를 표현하기 위해 한겨울에도 푸른 잎을 가진 침엽수로 가정과 신전을 장식했습니다.

북유럽인들도 다르지 않아서, 켈트족이나 바이킹도 영원한 생명을 상징하는 상록 침엽수로 동지를 기념하는 장식을 했습니다. 

기독교의 한 전설에 따르면 잉글랜드의 성 보니파스 선교사가 지금의 독일 지역을 여행하다가 떡갈나무를 숭배하는 지역 주민들을 보고 분노해서 나무를 잘라냈더니 그 자리에서 전나무가 솟아났다고 합니다.

그런 본 보니파스는 사람들에게 전나무의 삼각형 모양이 기독료의 삼위(성부, 성자, 성령) 을 가리킨다고 가르쳤고, 그렇게 해서 기독교의 상징이 된 나무가 12세기에 이르면 독일과 폴란드, 동유럽 지역에서 집의 서까래에 거꾸로 매달려 있게 되었다는 겁니다. 

 

 

4. 전통적인 형태로 남아있을 뿐

 

하지만 역사가들은 이 전설이 고대 유럽의 이교 전통이 기독교의 전통으로 세탁된 전형적인 경우로 해석합니다. 이미 고대 게르만인들은 한겨울에 침엽수를 거꾸로 매달아두는 풍습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보니 이 풍습이 가장 먼저 기독교화된 곳도 독일이였고,  특히 이 지역에서 발전함 루터교가 우리가 아는 크리스마스트리의 시초라고 알려져 있고, 그래서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가 크리스마스장식을 제일 먼저 시작한 사람이라는 얘기도 민간에 많이 퍼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독일, 폴란드 외에 지역에서는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우고 장식해도 거꾸로 매다는 풍습은 없었던 듯합니다.

 

사실 독일식 크리스마스전통을 좋지 않게 보는 영국계 미국인들의 생각은 뿌리가 깊습니다. 

영국개신교의 뿌리인 청교도 혁명을 일으킨 올리버 크롬웰은 성탄절에 캐럴을 부르고 나무를 장식하며 축제를 하는 것을 이교도적 전통이라고 비판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직 식민지 시절이었던 1600년대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는 집에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습니다. 크리스마스트리가 미국문화의 일부로 정착하는 과정에서도 차이는 분명하게 존재했었습니다. 20세기 초만 하더라도 미국인들은 크리스마스트리에 집에서 만든 장식물을 달았지만, 독일계이민자들은 본국에서 하던 대로 과일과 쿠키, 사탕 같은 간식거리를 매달았고, 일부 이민자들은 오랜 전통에 따라 서까래에 나무를 거꾸로 매달기도 했습니다.

 

프레데릭스버그의 독일식 육류가게가 크리스마스트리는 거꾸로 달아놓는 것은 그 오래된 독일전통을 이어나가는 자부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현대 새로운 디자인으로 등장한 역삼각형 크리스마스트리

 

일반적으로 크리스마스 트리는 정면에서 봤을 때 삼각형으로 보이는 형태를 많이 진행합니다. 어떻게 보면 크리스마스트리를 하나 만들어달라고 했을 때 당연히 삼각형으로 모양으로 만들어주는 것처럼이요

그런데 이 삼각형이 너무 일반적인 형태이다보니 현대에서는 독특한 형태를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역삼각형 모양의 크리스마스트리입니다. 

지금은 역삼각형의 모양으로 다양한 디자인의 트리 모양을 만들고 있으며, 일반 삼각형의 형태보다 더 개성있는 디자인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는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 있지만, 현대에서는 역삼각형이 한동안 새롭고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진행이 될 것 같습니다 

 

 

 

크리스마스트리의 재해석

크리스마스는 종교적인 행사로 만들어진 날이기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전세계인들을 위한 축제날과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크리스마스트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중요한 나무로 사용하게 되었고, 현대에 와서는 개성적인 다자인을 요구하게 되면서, 삼각형과 역삼각형이 모두 자유롭고 편안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현대인들에게는 역삼각형 트리가 하나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더 인기가 높을 것입니다. 

지금은 삼각형뿐만 아니라 다른 형태의 트리들이 등장하면서 앞으로 더 새로운 모습으로 트리를 접할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